김지우(시인, 드림·웰심리상담센터 원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의 날마다 후회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그 중에 한 두가지는 반드시 후회스러운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그 일을 곱씹으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누구나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반성은 하되 후회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사람이 어떤 일을 할 때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항상 좋게 나오지는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전혀 엉뚱한 결과가 발생하기도한다. 예를 들어서 자기는 좋은 의미에서 누군가에게 정중하게 조언을 했는데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몹시 불쾌하게 여기며 역정을 낼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대개는 그 말을 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 말을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말을 곡해한 상대방에게 더 큰 잘못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후회 대신 반성을 하는 것이 온당하다. 즉 그 조언을 꼭 그 때 하지 않고 그 사람의 화가 누그러진 다음에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든가 자기가 말할 때의 어투가 상대방에게 거슬렸을 수도 있었겠다 라든가 그 말을 하는 대신 그 사람의 심정을 헤아려서 위로를 해 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등등.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기의 작은 불찰도 분명히 있었음을 인정하고 반성하게 된다면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겸손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반면에 그 일에 대해서 후회를 하게 되면 자책감에 시달리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원망이 생기게 된다. 이것은 자신과 상대방 모두에게 아무런 유익이 없음은 물론 자기의 영혼을 파괴시키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 후회는 자기의 영혼을 파괴시킨다. 왜냐하면 후회를 하게 되면 자기 자신을 정죄하는 결과를 낳게 되며 그로 인해 악한 생각이 깃들기 때문이다. 성경적으로 말하자면 자기 자신을 정죄하는 것은 크나 큰 죄악이다. 그것은 자기 스스로가 심판자가 되므로 교만의 극치에 속하는 일인 것이다.

성경은, 사단은 참소하는 자 즉 우리의 잘못을 하나님께 고발하는 자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우리를 변호하시며 중보하는 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잘못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사단이 참소하는 말을 듣게 된다. 즉, “너는 오늘 이러한 죄를 지었으니까 결코 용서받지 못해. 너는 천국에 갈 수 없어”라는 소리가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회개의 기도를 하고 또 해도 그 일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이것이 후회의 메커니즘인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도 하고 실패를 하기도 한다. 이것은 어떤 일에 대한 결과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고 생각도 달라지게 된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후회는 금물이다. 어쨌든 자기 자신은 그 일에 대해 최선을 다 했다고 믿어야 하며 후회 대신에 반성을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자기 자신의 인격이 한층 성숙해지고 지혜로워진다. 후회는 파괴적이지만 반성은 건설적이기 때문이다. 후회는 스스로를 속박하지만 반성은 스스로를 자유롭게 한다.

일일삼성一日三省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중국의 유학자인 증자曾子가 한 말로써 옛 성현들은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을 반성하며 인격도야에 힘썼음을 알 수 있다. 반성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실수나 불찰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반성을 자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실수나 불찰이 훨씬 적은 편이다. 그리고 반성을 자주 하는 사람은 웬만해서는 큰 실수나 실패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만큼 매사에 신중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