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치료, 울음치료

김지우 (시인, 드림·웰심리상담센터 원장)

언제부터인가 ‘웃음치료’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에 유행어로 떠오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울음치료’라는 용어가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웃음과 울음은 사람의 정신건강에 유익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웃음이 사람의 긴장을 해소시키고 우리 몸의 향상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면 울음은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인 카테클라민을 몸 밖으로 배출함으로써 스트레스 자체를 소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모두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강화시킨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아울러 웃음을 통해서 생기와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울음을 통해서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웃음치료와 울음치료는 이 같은 효과에 착안해서 ‘웃음’과 ‘울음’을 치료의 방법으로 정립한 것이다.

미국의 건강 관련 사이트인 프리벤션(Prevention) 닷컴은 지난 2012년 12월호에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6가지 기이한 일(6 Weird Things That Make You Happy) 〉이라는 제목으로 행복해지는 방법 6가지를 소개했다.

이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슬픈 영화를 보라”, “나이를 먹어라”, “거짓으로 웃어라”, “목요일을 생각하라”, “아이들에게 덜 하라”, “신문을 읽어라” 등이다.

이 중에서 “슬픈 영화를 보라”와 “거짓으로 웃어라”는 바로 울음치료, 웃음치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안이다. 이 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슬픈 영화를 보고 나서 슬프면 슬플수록 나중에 느끼는 행복감이 더 커지게 되며 또한 거짓으로 웃더라도 실제로 체내에 건강 호르몬이 분비되므로 더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웃음치료’와 ‘울음치료’ 가운데 어는 것이 효과면에서 더 뛰어날까? 나는 단연코 ‘울음치료’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기뻐서 웃게 되면 인체 내에 ‘엔돌핀’이 분비된다. 그리고 사람이 큰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리게 되면 인체 내에 ‘싸이돌핀’이 분비된다. 그런데 ‘싸이돌핀’은 ‘엔돌핀’보다 수 천 배나 강한 호르몬으로써 수술 시에 마취제가 필요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런 원리에 따르면 ‘웃음’보다 ‘울음’이 월등하게 유익한 호르몬 작용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웃음이 파도라면 울음은 해일과 같다고 표현했다. 웃음보다는 울면서 흘리는 눈물이 더욱 강렬해서 마음 깊은 곳까지 한 번에 뒤집어 놓으며 보다 크게 심령을 컨트롤 한다는 것이다. 나는 물론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편 성경을 읽어보면 예수께서 크게 기뻐하며 웃으셨다 라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반면에 예수께서 슬피 우셨다는 구절은 세 군데에 나타나 있다. 예수께서는 사랑스러운 친구 나사로가 죽었을 때에 우셨고(요한복음 11장 35절), 감람산에서 장차 파괴될 예루살렘 성전을 바라다 보시면서 우셨으며(누가복음 19장 41절),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에도 심하게 통곡하셨다(히브리서 5장 7절).

그것은 왜 일까? 예수께서는 거룩하고 경건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경건에 이르기를 힘쓰라” 편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산상수훈 설교에서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라고 말씀하셨다(마태복음 5장 4절). 그렇다. 애통해하는 자는 남들에게는 물론이거니와 스스로에게도 위로를 받게 된다. 눈물은 영혼을 정화시키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체면을 중시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호들갑스럽게 웃거나 우는 것을 경계한다. 특히 여자에 비해 남자가 더 그런 경향이 짙다. 하지만 기쁠 땐 웃고 슬플 땐 아낌없이 우는 것이 자연스럽고 유익하다. 웃음과 울음을 통해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웃고 울 수 있는 기능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다. 인간이 가진 특별한 권리를 마음껏 활용하는 것도 생활의 지혜이다.